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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거쳐온 교육과정

<국비지원 개발자 과정> 1달 후기 - 대혼란


국비지원 개발자 과정에 참여한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이에 대한 후기를 쓰고자 한다. 실제로는 아직 완전히 한 달은 아니지만, 자고로 글은 쓰고 싶을 때 써야 하므로. (그리고 나처럼 국비지원 개발과정 후기를 간절히 찾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


첫 달은 내내 자바java만 배웠다. 그런데 첫 주부터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우선, 강사님은 좋다. 차근차근(정말 천천히)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시고, 그런 속도임에도 중간중간 너무 빠르면 말해달라고 계속해서 말씀해주신다. 그리고 질문도 계속 하라고 말씀해주신다. 답변도 잘 해주심은 물론이고!
다만... 아무래도 강사님의 친절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되질 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아예 컴퓨터공학 계열로 처음 입문한 나같은 문과생에게로서는, 처음 접하는 지식의 경우 스키마(배경지식)으로 적절히 잘 연결되는 과정을 거쳐야 이해하면서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가 있는데... 예를 들면 인터페이스는 왜 이름이 인터페이스이고 이게 자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for문의 i는 무엇을 뜻하는지, 왜 i를 쓰는지 등등.... 내가 탐구형이기 때문에 유독 이런 작은 부분들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걸까, 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런 이해를 위한 설명은 생략된채로 넘어가다보니 바로 여러 개념을 결합한 예제를 던져주니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열심히 질문했음에도, 답이 충분하지 않았던 적도 여럿이었는데(다 그렇진 않았지만) 내가 왜 이 질문을 하고, 어디서 헤메이고 있어서 이 질문을 하는지 전혀 모르시는 것 같다는 느낌... 그래서 초반에는 많이 답답했다.

뭐래는거야… ㅠㅠ


하지만 강사님도 줄창 강조하시던 점이 복습을 꼭 해야 한다고 하셨던 터라, 수업 중에 헷갈리거나 설명을 들었음에도 이해가 가지 않을 땐 생활코딩이나 <점프투자바>, 그리고 오렌지 미디어의 자바 강의를 열심히 뒤적거렸다. 그리고 강사님이 이 수업의 기반으로 참고하고 계셨어서인지 강사님과 설명도 가장 비슷했고 그러면서도 강사님의 빠진 설명들을 다 채워주는 듯한(!!) 기본 교재를 통해 이해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1~2째 주까지는 같이 내주셨던 예제도 다시 혼자 따라쳐보면서 왜 이게 이렇게 연결되는지 그런 것들을 혼자 곰곰이 생각해보며 다시 이해하고 복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수업 진도를 간신히 따라갈 수 있었으...나.



결국 복습 포기.
일단, 수업 방식부터가 잘 맞지를 않았다.
제일 답답했던 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예제를 풀어야하고, 또 나는 자바가 그래서 개발 전체를 봤을 때 어떤 역할을 하며 다른 프로그램이나 기술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합(?)하여 작동하는 것인지 그런 전체적인 흐름을 통해 자바에 먼저 흥미와 목적성을 갖고 접근을 하고 싶었는데, 그런 설명은 없이 무작정 자바 문법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되고, 바로 예제를 또 풀어야하는데다 이해가 되질 않으니 복습으로 기본 3시간은 날라가고.. 그 복습하는 시간이 행복하기보다 그냥 괴로왔다. 이렇게 개발을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방황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방황 1.
결국 개념 강의부터 다시 들어보자 싶어, 생활코딩을 뒤적거리다 생활코딩은 개념원리보다는 좀 더 얕은 형태로 개념 설명이 간단하게 진행되고 넘어가는 것 같아, 보다 본질적으로 객체지향에 대해서도 함께 설명해주는 오렌지 미디어의 <난 정말 java를 공부한 적이 없다구요> 강의로 넘어갔다. 그리고 계획을 세워 조금씩 충실히 강의에 먼저 집중해보고자 하였으나... 이것도 또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방황 2.
국비지원에 대해선 워낙 안좋은 이야기들이 많은 터라, 부트캠프도 여럿 기웃거려보고, 상담도 받아보고(전화로 짤막하게), 설명회도 들어보고 하였으나 이 많은 금액을 투자하기에는 꼼꼼히 찾아본 후기들로 보았을 때, 그렇게까지 만족스러울까 하는 의구심과, 부트캠프는 오로지 취업, 취업이 목적인데 내가 스스로 고민할 여유나 생각할 시간도 갖지 않은 채 바로 취업만을 위해 정신없이 달리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생각에 이 선택지도 내려놓게 되었다.

방황 3.
이제 수업시간에 모든 설명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포기하고, 예제도 모르겠으면 그냥 풀지 않았다. 심지어 적지도 않았다(...). 그냥 그 시간에 지금 고민되는 이 부분을(앞으로 취업은 어떻게? 나는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국비를 그냥 이렇게 계속 따라가도 괜찮은건가? 등등)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있을만한 자료들을 뒤적거리며 수업을 듣다가, 자료를 찾다가... 그렇게 수업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늘 고민이 생길때면 책을 통해, 인터넷 자료나 동영상을 통해서라도 끈질기게(?) 생각하고 고민해서 답을 찾아내거나 결론을 내리는 터라, 취업과 미래에 대한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며 여러 선택지들을 찾아보고 시도해보고 또 참고자료도 읽어본 결과, 이렇게 방황에 대한 결론과 해답을 내렸다.



해답 1.
우선 두 책에서 가장 큰 도움을 얻었다. 개발자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완독해두었던, <인문학도, 개발자되다>라는 책과 지난 달 읽기 시작한 <커리어 스킬>. 먼저, <인문학도, 개발자되다>라는 책은 읽어두길 어찌나 잘했는지 모른다. 아니면 이 길을 걸어가는 데 있어 더더욱 많이 헤멨을 것 같아... 사실 이 책을 통해서 이 길로 들어서기로 결심하게 된 가장 큰 동기를 부여받게 되었었기도 했었고. 이 책의 저자도 국비지원을 통해 취업하고 해외까지 나가신 분이라, 같이 국비지원으로 시작하는 처지에서 공감과 위로와 도움... ㅠㅠ이 정말 많이 되었다. 저자가 주장하는 건, 강사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었는데 정말 안되는 실력으로도 취업이 되는 경우를 보기도 했으며, 처음부터 완벽한 실력으로 취업하려고 하지 말고 6개월정도 공부했으면 그 실력으로 우선 어디든 먼저 취업을 하라는 것. 취업을 해야 그 실전에서 그 무엇보다도 빠르게, 많이 배우게 된다는 것. 그러니 우선 지금 예제도 못 푸는 내 실력을 한탄하지 않기로 했다. 우선 따라가자. 그리고 다른 현업에 있는 많은 개발자분들도 실전에서 많이 배운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셨던 걸로 봤던 기억도.

해답 2.
그리고 <커리어 스킬>에서는, 첫 장부터 당신만 어려운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줘서 무지하게 위로를 받고... 취업을 초점으로 주로 서술된 책이라는 느낌은 있으나, 어쨌든 개발자로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도움되는 이야기가 무진장 많다. 가득하다. 우선,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부터 생각하고 그에 맞추어 구체적이고 정확한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라는 것. 실제 예제도 함께 나와있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래서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부터 생각을 해보려니 그걸 모르겠더라. 프론트->백엔드로 생각이 바뀌기는 했으나 이마저도 불분명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는 알지만, 실제 경험해 본 적이, 눈으로 본 적이 없으니까. 그래서 애초에 개발을 배우면 가장 하고 싶었던 앱개발이 떠올랐고, 그렇게 타 사이트에서 앱개발 강의를 등록하게 되었다. 약 한 달 가량의 짧은 시간동안 배우게 되는데, 국비와 병행이 쉽지 않을 순 있겠지만 짧은 시간 내에 전체적인 흐름을 훑을 수 있고, 또 가장 하고 싶었던 부분이기 때문에 개발에 대한 흥미와 관심도 되찾을 수 있겠단 생각에. 그래서 결정을 내렸고 시작할 예정이다. 그리고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던 부분은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국비지원 강의를 들으며 가장 답답했고 하고 싶었던 방향이 분명 있었는데 이 부분을 속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기분이었다. 이 저자도 강조하는게 바로, 직접 경험으로 부딪혀가며 배우라는 것. 이론을 완벽하게 터득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선 실전에서 코드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직접 들여다보고 고쳐보기도 하고, 그런 방법으로 먼저 시작해보라는 거다. 그리고 해당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내게 당장 와닿는) 문제를 해결해보기도 하라는 것. 이게 정말 진짜 제대로 된 공부법이다 싶었다... 그래서 생각난 것이 지금 이론 강의를 들을 것이 아니라, 일단 전체적인 맥락은 충분히 이해는 하였으니 코드를 뜯어보거나 자바의 역할부터 다시 찾아보자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걸 만들어보자는 것. 이었다. 그래서 떠올랐던 게 강의를 들을거면 이론이 아니라 노마드코더 클론 강의를 듣는게 낫겠다, 싶은데 자바는 없었던 것 같았는데. 이건 더 찾아봐야겠다.

해답 3.
국비지원은 계속 듣기로 했다. 지원금이고 무료고 그런 메리트도 분명 포기할 수 없는 좋은 요소지만, 여러 후기나 글들에서 찾아봤듯이, 입문자용으로 좋은 강의이고 잘 모르겠더라도 우선적으로는 전체적인 맥락을 훑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강의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내가 처음부터 이론을 너무 완벽히 이해하려다 이런 난관을 겪었다는 것도 이해하였기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우선 계속 따라가보기로는 하였다.



결론-
고작 한 달이지만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빨리 흘러갈지 잘 알고 있기에, 계속 정신차리고 열심히 해보자 싶다. 무엇보다 늦은 나이 등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그간 살면서 생각도 안해봤던 새로운 길로 도전하였고 입문한 나 자신의 선택에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코딩을 해보고 이론공부도 해보고, 개발에 대해 들여다보면 볼수록, 이 분야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그러니까 계속 익숙한 것, 내게 편한 길에서만 살았다면 몰랐을 나 자신에 대한 많은 부분들에 대해 알 수 있었고, 그래서 이 길을 계속 걸어간다면 키울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그런 부분들을 잘 길러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이 길로 취업을 하게 될지, 어떻게 될지 미래는 모르겠지만 그런 점에서라면 나는 분명 더욱 노력할거고 꼭 해내려고 한다. 성장은 나의 모토니까! 2달 후가 기대...기..대......가 된다. 휴.